현원 DAH-1200 오그 플레이어 리뷰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검은해입니다. 먼저 리뷰 기회를 제공해주신 현원 관계자 여러분들과, 오그 코리아 운영진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본 기기를 사용하면서 받은 느낌과 오그 보비스의 지원에 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려 합니다. 사진이 없어서 혹시 실망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DAH-1200의 공식 소개 페이지나 기타 리뷰를 보시면 기기의 외관은 쉽게 접하실 수 있으므로 그쪽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접촉

택배회사에서 도착한 종이 상자를 뜯어 보니 짙은 실버 블루의 종이 케이스 안에 비슷한 색조의 원통형 플라스틱 케이스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리 커보이지 않는 이 케이스 속에는 DAH-1200 기기와 USB 크레이들 이외에도 번들 이어폰, 목걸이 줄, 암밴드, 가죽 캐리잉 케이스, 윈도 98용 USB 드라이버 CD, 얇은 프로그램 사용 설명서, 적당한 두께의 사용자 설명서, 다이렉트 인코딩용 스테레오 케이블, USB 플러그, 사용자 엽서, 유료 웹 컨텐츠 무료이용권 등의 푸짐한 내용물이 들어있었습니다.

부속품 분석

투명 PVC 케이스

위에서 말한 내용물을 하나 하나 짚어가 보겠습니다. 얼핏 보면 케이스 크기가 커보이지 않는데, 참 많은 내용물을 담고 있는 만큼 예상 외로 부피가 커서 1800cc는 넘는 것 같습니다. 케이스 사진을 보신 분들이라면 익히 아시겠지만 뚜껑에서 기기를 보호하기 위한 부분을 떼어내면 저금통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꾸준히 사용한다면 마음이 든든해지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USB 크레이들

LED 네개가 예쁜 파란 빛을 내주는 크레이들입니다. 파일 복사를 위해 컴퓨터와 DAH-1200을 연결하실 때 사용하시면 됩니다. LED가 많이 달려 있어서 뜨거워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별로 뜨겁지는 않았습니다. (참고로 메인보드 기종이나 바이오스 설정 등에 따라서는 컴퓨터를 꺼놓으셔도 빚날 수도 있습니다.)

Sennheiser MX400 이어폰

가볍고 편하고, 무난한 음색을 내주는 번들 이어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산 이어폰만 써보던 저로서는 선이 좌우 대칭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약간 거슬렸습니다.

목걸이 줄

은색으로 짜여진듯한 줄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코팅한 듯한 줄입니다. 목걸이용으로 사용하기에 길이가 넉넉하고, 길이를 조정할 수 있게 돼있습니다. 목에 DAH-1200을 걸지 않으신다면 약간 거치적거릴 수도 있습니다.

암밴드

약간 폭신한 안감을 쓴 암밴드입니다. 저에겐 약간 끈이 긴 편이였습니다. 체격이 좀 있으시면 무척 유용하게 쓰실 수 있겠지만, 마른 분들, 여성분들이라거나 중학생 미만의 학생이라면 헐렁해서 여름에는 사용하기 좀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암밴드가 어울리실 만한 분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얘기입니다.)

가죽 캐리잉 케이스

가죽으로 된 좌우 대칭 형태의 캐리잉 케이스가 제공됩니다. 위의 암밴드는 이 캐리잉 케이스와 함께 사용되도록 되어 있습니다.캐리잉 케이스가 대칭인 만큼 암밴드를 어느쪽 팔에 착용하시든 큰 불편없이(?)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허리띠에 부착하실 수도 있습니다. 역시 방향은 큰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드라이버/프로그램용 미니 CD

Windows 98SE를 쓰시는 분들을 위한 USB 대량 저장장치 드라이버, 그리고 가사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이 들어 있습니다.

프로그램 사용 설명서

USB 연결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 자동 가사 마킹을 하는 방법등이 나와 있습니다.

다이렉트 인코딩용 케이블

1m 정도 길이의 평범한 스테레오 케이블입니다. 오디오기기의 출력을 DAH-1200에서 녹음하고 싶으실 때 활용하시면 됩니다.

미니 USB 플러그

컴퓨터 선이 얽히는 것을 바라지 않으시는 분들을 위한 작은 USB 플러그입니다. 플러그 한쪽을 DAH-1200에 꽂은채로 플러그를 USB포트에 꽂으면 크레이들 없이도 컴퓨터와 연결시키실 수 있습니다. PC 본체 앞쪽에 USB 포트가 있어서 선이 방해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등에 유용할 것입니다. (미니 USB 플러그를 꽂으시면 DAH-1200 때문에 다른 플러그를 꽂으실 수 없게 됩니다. 본체 뒤쪽에 포트가 있거나 USB 마우스나 USB 키보드를 사용하신다면 크레이들을 쓰시는 쪽이 편하실 거예요.)

사용기

조작

본체는 라이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고, 약간 비대칭이긴 하지만 어느쪽 손으로 잡으셔도 무난한 디자인입니다. 조작부(?)는 세줄 LCD, 스크롤 레버 둘, 버튼 둘, 홀드 버튼 하나이고, 스크롤 레버는 마치 휠마우스의 가운데 버튼처럼 클릭이 가능합니다. 어찌보면 단순한 구성이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조작내용이 아주 복잡한 것도 아니고 작동 모드에 따라 상황에 맞게 버튼의 역할이 변하므로 사용하기에 무리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스크롤 레버를 움직여야 할 상황에 자꾸 왼쪽 스크롤 레버를 움직이곤 했는데 이 점은 좀 불편했습니다. 손에 땀이 약간 많이 나는 편이여서 홀드 버튼이 조금 미끄럽게 느껴지는 것도 옥의 티였습니다. 건전지 커버의 경우 닫을 때 커버를 쭉 뺀 상태에서 건전지를 누르고, 그 다음에는 커버를 밀어넣는 느낌으로 닫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을 몰랐을 때 처음에 약간 불안했습니다.

디자인

제가 받은 유닛은 검은색 유닛이였는데, 상당히 진지해보이는 스타일의 디자인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딱 뭐라고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마음에 드는 디자인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예쁘다고 말해주어서 조금 우쭐했습니다. : )

캐리잉 케이스

DAH-1200을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캐리잉 케이스에 관한 점이였습니다. 암밴드에는 차마 달지 못하고 혁대에 달았었는데, 실외에서 길을 걸을 때 주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볼륨을 조정해야 할 때 마다 캐리잉 케이스에서 기기를 꺼내어 볼륨을 조정해야 했습니다. 좌우 대칭으로 꽉 막혀 있어 버튼을 조작할 수 없다는 점, LCD가 가려져 안보인다는 점이 걸리더군요.

재생 기능

다양한 비트레이트의 MP3와 오그 파일들이 원활하게 재생되었습니다. 심지어는 Gian-Carlo Pascutto님의 GTune3 Beta 1 인코더로 만든 5kbps 스테레오 오그까지도 재생돼서 무척 놀랐습니다. 오그 코덱 완벽 지원이라는 현원의 말이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낮은 비트레이트도 무리없이 지원되므로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도 기대해볼만 하다고 봅니다.

재생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있는대로 꼽으라고 한다면 1008번 펌웨어에서는 -q 10 옵션을 주고 만든 오그는 재생이 안되는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또,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2001년 상반기 이전에 만들어진 오그를 틀면 다운이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오그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한 시기가 (빠르게 보면) 2001년 하반기이므로 재생이 안되는 오그의 문제는 그다지 없을 것 같습니다. 48kHz 샘플링 레이트의 오그의 경우 short block의 사용 패턴에 따라 가끔 잡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 고쳐지지 않아도 큰 상관은 없는 버그이지만 여러 파일을 합쳐 만든 통짜 오그의 재생 시간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문제, 그리고 5kbps대 오그 파일의 수가 많을 경우 부팅이 불가능해지는 문제, Ogg Theora 동영상 재생 시도시 다운되는 문제, 태그 내용이 1메가가 넘는 파일의 재생/삭제 시도시 다운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음질/음색 효과

음질 면에서는 대단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신호대잡음비(SNR)가 상당히 우수하므로 화이트 노이즈등의 문제는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큰 곡의 경우 오그 디코딩에 가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 문제는 DAH-1200만의 문제가 아니고 거의 모든 오그 휴대기기 공통의 문제입니다. 원래 큰 문제는 아닙니다만, DAH-1200는 제 경험상 비교적 깔끔한 출력을 내주네요. 역시 만족스러웠습니다.

음색을 조정할 수 있는 DSP 효과로 SRS효과와 유저 이퀄라이저가 제공됩니다. 소위 말하는 음장 효과나 이퀄라이저 세팅을 즐기시는 분에게는 유용하겠습니다. 그런데 오그의 경우 현재 SRS나 이퀄라이저 지원이 안되고 있는 반면 MP3의 경우 SRS가 기본적으로 적용이 되게 돼있네요. 그것도 최대치로요. 오그만 듣다가 처음 MP3를 틀었을 때 클리핑이 발생할 정도로 볼륨이 높게 올라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추후에 오그에도 DSP 효과가 적용가능해지면 이런 볼륨 차이는 해결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위적인 DSP 효과 적용은 별로 취향에 안 맞아서 사용해보지는 않았습니다.)

LCD 창

안타깝게도 오그 파일이나 MP3 파일에 대해 태그가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MP3 파일의 경우 APEv2, APEv2+ID3v1, ID3v1, ID3v2, ID3v2+ID3v1등을 모두 시험해보았습니다만 ID3v1 마저도 지원되지 않았습니다. 곡 정보를 깔끔하게 표시하기를 바라시는 분들께서는 약간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줄 LCD 창에는 목표 비트레이트, 파일 명, 파일 포맷, 볼륨등의 정보가 표시됩니다. 유니코드 환경에서만 표시가능한 広末涼子, 春日 歩등 일본식 한자나 Båtlåt등의 스웨덴어 문자도 잘 보이길래 놀라웠습니다. DAH-1200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비한 포석이겠죠?

자동 가사의 경우 프로그램을 설치 후 MP3를 마킹 해주고, 기기에서 LDB를 키니 가사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FM 라디오, 녹음, 인코딩

FM 라디오의 경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방송을 고르게 수신하기 힘들었습니다. 녹음의 경우 대체로 만족스러웠지만 다이렉트 인코딩을 마친 후 REC 버튼을 다시 누르고 있다보면 다이렉트 인코딩을 새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스 레코딩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한번 있었습니다.

PC와 연결

윈도 계열 OS에서는 자동으로 이동식 디스크로 인식이 되기 때문에 전용 프로그램을 번거롭게 사용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했습니다. 윈98SE 사용자들을 위한 드라이버 CD도 제공되는 것이 마음에 드네요. 참고로 Linux 2.6에서도 역시 이동식 디스크로 마운트가 가능하기 때문에 윈도를 안 쓰시는 경우에도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아마 매킨토시 컴퓨터에서도 잘 되지 않을까 싶네요. (펌웨어도 압축파일 안에 제공된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마치며

제가 휴대기기에 주로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했을 때 현원 DAH-1200은 대단히 만족스러운 기기였습니다. 재생 기능은 제가 바랬던 것보다 훨씬 강력했고, 음질도 수준급이였습니다. 케이스 등의 문제로 작은 크기에서 오는 편리함을 100% 살리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기본에 충실하고 뛰어난 음질의 오그를 재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DAH-1200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기기를 만드시느라 수고 많으셨던 현원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Telechips의 디코딩 기술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